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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다낭시’라는 말이 있다.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가 되면, 어느 순간 그곳은 현지보다 한국인이 더 많은 장소가 되어버린다. 가끔은 내가 해외여행을 온 건지 국내 여행지를 걷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 신혼여행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특별한 첫 여행인 만큼 조금은 조용하고 낯선 곳에서 느긋하게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그런 예비 부부들에게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 바로 산토리니와 미코노스, 그리스의 낭만적인 두 섬이다. 하얗게 칠해진 건물과 파란 돔 지붕,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에게해의 짙푸른 바다는 이곳이 왜 유럽인들의 ‘꿈의 신혼여행지’로 불리는지 단번에 이해하게 해준다. 아름다운 풍경은 물론, 여행 초보자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을 만큼 자유여행과 세미패키지 구성이 잘 갖춰져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한국인에게는 아직 덜 알려진, 그래서 더 여유롭고 특별한 산토리니와 미코노스. 지금부터 이 두 섬의 매력과 추천 일정, 숙소, 대표 명소, 여행 방식까지 하나씩 살펴보자.
산토리니 – 한국인이 적은 유럽 감성 신혼여행지
산토리니는 에게해의 푸른 바다와 하얀 건물들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내는 섬이다. 섬 전체가 화산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절벽과 건축물이 독특한 조화를 이루며 어디를 가도 엽서 속 장면처럼 아름다운 배경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명소는 이아(Oia) 마을이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몰 명소로 해가 바다 위로 천천히 지는 순간 하늘은 주황빛과 분홍빛으로 물들고, 건물의 하얀 외벽은 황금빛으로 비춰진다. 수많은 여행객이 석양을 보기 위해 전망대나 카페 자리를 일찌감치 차지하며 신혼부부가 꼭 들러야 할 로맨틱 포인트로 손꼽힌다. 중심 도시인 피라(Fira)는 산토리니의 상업과 교통 중심지로 쇼핑과 식사가 편리하다. 절벽 위에 펼쳐진 골목을 따라 이어지는 흰 건물들 사이로 카페, 기념품점, 미술관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다. 피라에서 시작해 피로스테파니, 이메로비글리까지 이어지는 산책 코스는 섬의 전경을 천천히 감상하기에 이상적이다. 또 하나의 명소는 레드 비치(Red Beach)다.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붉은 절벽과 푸른 바다가 대비를 이루며 이국적이고 드라마틱한 풍경을 선사한다. 이곳에서는 간단한 스노클링과 해변 산책이 가능하며 산토리니 특유의 지형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산토리니는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산토 와이너리(Santo Winery)에 들러 다양한 지역 와인을 시음하며 와이너리 테라스에서 일몰을 감상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미코노스 – 활기찬 분위기의 로맨틱 섬 여행
미코노스는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로 가득한 섬이다. 낮에는 해변에서 휴식을 즐기고 밤에는 음악과 조명이 어우러진 클럽과 바에서 열정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 신혼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가장 유명한 명소는 풍차 언덕(Kato Mili)이다. 미코노스 항구 언덕 위에 하얀 풍차가 일렬로 서 있는 이곳은 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해 질 무렵 이곳에 오르면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 그리고 풍차가 만들어내는 장면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풍차 아래쪽에 위치한 리틀 베니스(Little Venice)는 이름처럼 바다 위로 건물이 돌출되어 있는 독특한 구조다.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파도 소리를 듣고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이하면 절로 여유로움이 찾아온다. 저녁 시간에는 이곳에서 붉게 물드는 노을을 배경으로 로맨틱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미코노스의 해변 중에서는 파라다이스 비치가 가장 유명하다. 낮에는 모래사장에서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기고 저녁이 되면 해변 클럽들이 문을 열며 진짜 미코노스의 밤이 시작된다. 음악과 조명, 열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국적의 여행객들이 어울려 파티를 즐긴다. 보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해변을 원한다면 엘리아 비치(Elia Beach)나 아그리오스 비치(Agrari Beach)를 추천한다. 사람도 적고 바다도 깨끗해 산책과 프라이빗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미코노스타운은 흰 건물과 파란 문, 분홍색 부겐빌레아가 어우러진 골목들이 이어지며 마치 미로 같은 구조를 가진다. 걷다 보면 아기자기한 상점과 갤러리, 전통 교회들이 불쑥 나타나고 길을 잃을수록 새로운 풍경을 만나게 된다.
산토리니·미코노스 여행 일정과 예산 팁
산토리니와 미코노스를 함께 여행하려면 7박 9일 일정이 가장 이상적이다. 일반적인 루트는 인천에서 아테네까지 경유 비행 후, 산토리니로 입국해 3박 정도 머물고 고속 페리를 타고 미코노스로 이동해 2박, 마지막으로 아테네에 1박 체류한 뒤 귀국하는 순서다. 산토리니와 미코노스 간 페리는 약 2시간 소요되며 성수기에는 좌석이 일찍 매진되므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현지 교통은 페리, 항공, 셔틀버스 등이 있어 본인의 스타일에 맞게 조합해 효율적으로 이동 할 수 있다. 여행 방식은 자유여행과 세미패키지 중 선택할 수 있다. 유럽 여행이 처음이라면 숙소, 교통, 항공권이 포함된 허니문 전용 세미패키지를 추천한다. 일정은 자유롭게 조정하면서도 주요 이동과 숙박이 미리 정리돼 있어 안정적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숙소 선택에서는 전망, 위치,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좋다. 신혼여행이라면 조금 더 투자해 프라이빗 풀, 오션뷰 객실 등을 선택한다면 만족스러운 신혼여행이 될 것이다. 성수기에는 예약 경쟁이 치열하므로 3~6개월 전에는 숙소와 항공권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 항공권은 얼리버드 특가, 카드 제휴 할인, 마일리지 사용 등을 통해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여행사나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허니문 전용 혜택을 활용하면 객실 업그레이드, 와인 서비스, 공항 픽업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조용하고 감성적인 산토리니와 활기차고 자유로운 미코노스를 모두 경험하면 더할나위 없이 행복한 신혼여행이 될 것이다. 여행 경험이 많든 적든, 자유여행이든 패키지든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선택하고 충분히 준비한다면 예산을 아끼면서도 만족도 높은 허니문을 완성할 수 있다. 지금부터 천천히 계획을 세우고, 평생 잊지 못할 신혼여행을 준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