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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키우느라 젊은 시절 마음 놓고 여행 한 번 떠나보지 못했던 우리 부모님. 늘 자식 걱정, 가족 걱정에 본인보다는 아이들을 먼저 챙기며 살다 보니 어느새 50대, 60대가 되어버렸다. 시간이 이렇게나 흘러버린 줄도 모르고 오롯이 가족을 위해 달려온 부모님께 이제는 자녀 된 우리가 그동안의 수고에 대한 작은 보답으로 특별한 여행을 선물해드리고 싶어진다. 하지만 막상 어디로 모시고 가면 좋을지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실 만한 곳이 어디일지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부모님이 편안하게 즐기실 수 있고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효도 여행지들을 소개하려 한다. 부모님 세대는 체력적 부담, 음식, 이동거리 등을 많이 고려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여행지와는 기준이 다르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많은 부모님들이 만족했던 해외 효도여행지 베스트 3곳을 소개해 보려한다.
일본 홋카이도, 사계절 꽃과 온천 즐기는 효도여행지
일본 홋카이도는 효도여행지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곳이다. 무엇보다 비행 시간이 짧고 언어와 문화적 거리감이 적어 부모님 세대에게 심리적 부담이 없다. 삿포로 시내를 거닐다 보면 깔끔하게 정돈된 거리와 알록달록한 전구들이 반겨주고, 오타루 운하에서는 마치 옛 일본 영화 속 장면처럼 잔잔한 물결과 석등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부모님 손을 잡고 천천히 걷기 좋은 코스들이 많아 무리 없이 하루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특히 홋카이도의 진짜 매력은 사계절 꽃의 천국이라는 점이다. 봄에는 도마코마이와 삿포로 주변에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부모님과 걷기 좋은 산책로가 만들어진다. 다른 지역보다 한 템포 늦게 5월 초에 벚꽃이 만개하기 때문에 국내 벚꽃 시즌을 놓쳤던 부모님께는 더없이 좋은 타이밍이다. 여름이 되면 후라노와 비에이의 라벤더 밭이 압권이다. 끝없이 펼쳐진 보랏빛 라벤더 물결 속을 걷다 보면 휴대폰으로 꽃 사진 찍느라 바쁜 엄마와 아빠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라벤더 시즌은 7월 중순~8월 초가 절정이며, 그 외에도 수레국화, 해바라기, 양귀비 등 들꽃이 가득 피어 홋카이도 여름 꽃축제가 펼쳐진다. 가을엔 붉게 물든 단풍이 온 온천 마을과 대설산을 뒤덮고 겨울에는 삿포로 눈축제와 함께 은은한 오타루 석등 불빛 아래 부모님과 함께 걷기 좋다. 여행의 마무리는 노보리베츠 온천을 추천한다. 유황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린다. 삿포로 중앙시장에서는 방금 잡은 해산물과 싱싱한 스시, 게 요리를 맛볼 수 있고 현지 라멘 골목에서 먹는 삿포로 미소라멘은 부모님 세대 입맛에도 딱 맞다. 최근에는 부모님 세대를 위한 꽃 시즌 맞춤형 패키지도 다양해져 여행 준비도 한결 쉬워졌다.
대만 타이중·타이베이, 음식과 온천이 만족도 높은 효도여행지
대만은 비행 시간이 2시간 반 남짓으로 짧고, 물가도 한국보다 저렴해 부모님을 모시고 효도여행 가기에 좋은 나라이다. 특히 타이베이와 타이중 지역은 효도 여행지로 매우 인기다. 타이베이에서는 대표 사찰인 용산사에 들러 소원을 빌고, 스린 야시장에서 현지 분위기와 다양한 먹거리를 체험할 수 있다. 대만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은 맛있는 음식이다. 부모님 세대도 잘 드실 수 있는 대표 메뉴는 소고기 국수(뉴러우멘)이다. 깊고 진한 국물 맛과 부드러운 고기,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져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메뉴는 지파이(대만식 닭튀김 스테이크)이다. 크기가 얼굴만 하고 바삭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아 부모님 세대에서도 만족도가 높다. 대만식 샤오롱바오(딤섬)로 유명한 딘타이펑은 부모님과의 여행에서 필수 코스다. 얇은 피에 촉촉한 육즙이 터져 나오는 샤오롱바오은 환상적이다. 타이중 근교에는 베이터우 온천이 있다. 자연 속에서 온천욕과 마사지를 즐기며 부모님과 산책을 하다 보면 오롯이 휴식에 집중할 수 있다. 대만 온천 리조트들은 일본식 고즈넉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어 부모님들이 특히 좋아한다. 음식도 잘 맞고 온천에서 푹 쉬고 오셨다며 만족해 하실 것이다. 또한, 대만은 전반적으로 교통비, 음식비, 숙박비가 저렴해 효도여행지로 부담 없는 선택지이다.
베트남 다낭·호이안, 저렴하고 여유로운 효도여행지
최근 몇 년간 효도여행지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이 바로 베트남 다낭과 호이안이다. 다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펼쳐지는 것은 끝없이 이어진 미케비치의 바다이다. 새벽녘 부모님과 손잡고 해변을 천천히 걷다 보면 부드러운 파도 소리와 붉게 물든 동쪽 하늘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 것이다. 다낭 시내에서는 용다리 야경과 한강변 카페를 천천히 산책하며 부모님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베트남 효도여행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음식이다.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쌀국수, 고소한 반미(바게트 샌드위치), 신선한 채소와 고기를 쌈처럼 싸먹는 라이스페이퍼 요리는 부모님 세대에게도 인기다. 특히 현지 쌀국수 한 그릇 가격이 3,000~4,000원대여서 마음껏 먹어도 부담이 없다. 현지 식당이나 시장에서 먹는 진짜 베트남 음식은 부모님에게 색다른 즐거움이다. 또, 베트남 효도여행의 필수 코스는 바로 마사지이다. 한국에서는 스파나 마사지를 부모님께 선물하려면 비용 부담이 커 망설이게 되지만 다낭과 호이안에서는 60~90분 전신 마사지가 2~3만 원대에 가능하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예약하면 가족룸으로 따로 마련해주고 전통 베트남 마사지, 아로마 마사지, 핫스톤 마사지 등 종류도 다양하다. 부모님이 평생 자녀들을 위해 아끼고 참아왔던 피로를 이곳에서는 마음껏 풀 수 있다. 호이안에서는 밤이 되면 골목골목 노란 등불이 켜지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풍스러운 거리를 부모님과 함께 천천히 걷기 좋다. 마치 옛날 우리나라 시골 같아 부모님 세대가 특히 좋아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베트남은 치안이 좋고 물가가 저렴해 효도여행지로 만족도가 매우 높은 곳이다.
부모님과 떠나는 효도여행, 여행지가 아닌 ‘선물’
일본 홋카이도, 대만 타이중·타이베이, 베트남 다낭·호이안은 모두 부모님 세대가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검증된 효도여행지이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늘 자녀 걱정에 바쁘셨던 부모님들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드릴 때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부모님께 그동안 미뤄두었던 여행의 즐거움과 힐링의 시간을 선물해보자.